싸이커스 DIENAMITE, 다섯 달 전 OKay 옆에 세우면 리더가 직접 쥔 기타 소리가 먼저 들린다
xikers(싸이커스) - 'DIENAMITE' Official MV · KQ ENTERTAINMENT
뮤직비디오 중간, 기타 솔로가 터지는 자리에 낯익은 얼굴이 하나 끼어듭니다. 노브레인의 이성우예요. 아이돌 타이틀곡에 펑크 밴드 보컬이 기타를 메고 서 있는 그림이 어색하지 않은 건, 곡이 처음부터 기타 리프로 밀고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싸이커스의 미니 8집 타이틀곡 DIENAMITE는 11월 2일 저녁 6시에 나왔습니다. 5월 19일의 OKay에서 다섯 달 남짓 지났어요. 두 곡을 나란히 놓고 들으면 이 팀이 그사이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붙들었는지가 꽤 또렷하게 갈립니다.
두 곡을 한 줄에 세워 보면 이렇습니다
OKay는 5월 19일에 나온 미니 7집 ROUTE ZERO : The ORA의 타이틀곡입니다. 데뷔 때부터 2년 7개월을 끌어온 HOUSE OF TRICKY 시리즈를 닫고, 새 시리즈 ROUTE ZERO를 여는 앨범이었어요. Ghost Rider, Graffiti, Trophy, 문제아(Outsider)까지 다섯 곡이 실렸습니다. 뮤직비디오는 2분 2초로 짧고, 다섯 달 남짓 지난 지금 1,100만 회를 넘겼어요.
DIENAMITE는 그 시리즈의 두 번째 장입니다. 미니 8집 ROUTE ZERO : The CALLING에는 GO, MASK OFF, ONE, DUMB, SANCTUARY까지 여섯 곡이 들어갔어요. 서로 다른 곳에 있던 열 명이 하나의 목소리를 따라 모여, 좌표도 없는 낯선 길로 나선다는 이야기가 앨범을 꿰고 있습니다. 뮤직비디오는 3분 33초로 전작보다 1분 반 가까이 길어졌고, 공개 이틀 만에 320만 회를 넘겼습니다.
성적표에서 짚어 둘 건 하나입니다. OKay가 실린 미니 7집은 발매 나흘째에 그 전 앨범의 첫 주 판매량 32만 장을 넘어서며 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어요. DIENAMITE는 그 기록을 등에 지고 나온 곡입니다. 아직 첫 주도 끝나지 않았으니 숫자로 견줄 때는 아니에요.
다섯 곡에서 여섯 곡으로, 2분짜리 뮤직비디오에서 3분 반짜리로. 시리즈의 첫 장이 끝나고 두 번째 장이 열렸습니다.
군무로 밀던 곡이 기타 리프로 문을 엽니다
OKay는 무대가 먼저 떠오르는 곡이었습니다. 곡 후반 '오케이'를 되풀이하는 구간이 폭발하듯 몰아치고, 열 명이 쉴 틈 없이 대형을 바꾸는 군무가 그 소리를 끌고 갔어요. 쇼케이스 땐 댄서 여덟 명까지 붙어 무대에 열여덟 명이 섰습니다. 수민은 백코러스에 애국가 선율을 슬쩍 넣었다고 털어놨는데, 한국을 알리고 싶어서였다고 했어요. 민재는 이 곡을 두고 멤버들이 다 같이 작두를 타는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DIENAMITE는 귀에 들어오는 첫 재료부터 다릅니다. 거칠고 끈질긴 기타 리프가 곡의 뼈대예요. 기사마다 글램 록, 펑크 록으로 이름은 조금씩 다르게 붙였지만 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무대도 그 결을 따라갑니다. 한 멤버가 옆 멤버의 마이크를 대신 잡아 주는 동작이 들어가는데,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선 록 보컬을 그대로 옮겨 온 그림이에요.
유준은 같은 소속사 선배 에이티즈의 BAD처럼 기타 연주와 안무가 함께 포인트가 되길 바랐다고 했습니다. 준민은 모든 동작이 포인트라며 강한 비트와 가사에 맞춘 강약 조절을 봐 달라고 했고요. OKay가 힘으로 밀어붙였다면 DIENAMITE는 세게 치고 잠깐 멈추는 리듬을 더 탑니다.
OKay의 중심이 열 명의 군무였다면, DIENAMITE의 중심은 첫 마디부터 깔리는 기타입니다.
펜을 쥔 손이 한 사람 더 깊이 들어갔어요
두 곡 사이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만든 사람입니다. OKay에서도 민재·수민·예찬, 랩 라인 셋이 가사를 썼어요. 그런데 DIENAMITE에선 리더 민재가 작사에 작곡과 편곡까지 맡았습니다. 멤버가 프로듀싱한 곡이 싸이커스의 타이틀이 된 건 데뷔 뒤 처음이에요. 민재는 데뷔 전부터 목표로 삼던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녹음실 풍경도 바뀌었습니다. 수민은 민재 형이 직접 만든 곡이라 주문이 훨씬 세세했다고 했어요. 정박을 지키면서도 귀에 박히는 랩을 써 달라는 주문이었답니다. 처음 해 보는 장르라 감을 잡기 어려웠다는 말도 덧붙였고요. 예찬은 벌스를 여러 버전으로 써 본 끝에 지금 것을 골랐다며 그래서 더 애착이 간다고 했습니다. 이번엔 세 사람이 앨범 전곡 작사진에 이름을 올렸어요.
제목에도 민재의 손이 묻어 있습니다. 폭발하는 다이너마이트에 죽음을 뜻하는 DIE를 박아 넣었어요. 싸이커스의 두 번째 앨범 타이틀이 DO or DIE였고, 하거나 죽거나는 팀이 줄곧 붙들어 온 말입니다. 민재는 지금이 세상을 뒤집을 때라고 봤고, 남이 뭐라 하든 자기가 최고라고 믿는 록커의 태도가 싸이커스와 닮았다고 했어요.
가사만 쓰던 손이 곡 전체를 쥐었습니다. 데뷔 뒤 처음으로 멤버가 만든 타이틀이에요.
바뀌지 않은 건 열 명, 라이브, 그리고 아직 못 딴 1위입니다
다섯 달 사이 그대로 넘어온 것도 분명합니다. 먼저 사람이에요. 민재, 준민, 수민, 진식, 현우, 정훈, 세은, 유준, 헌터, 예찬. OKay 때도 열 명이었고 DIENAMITE도 열 명이 섭니다. 현우는 같이 연습할 때마다 연습생 시절이 떠오른다며, 열 명이 끝까지 함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했어요.
라이브를 대하는 태도도 같습니다. OKay 준비 땐 숨이 많이 차는 안무라 연습실에서도 라이브 마이크를 차고 실전처럼 맞췄다고 했어요. 녹음된 목소리도 거의 깔지 않고 맞췄고요. 이번 쇼케이스에서도 격한 동작 사이로 라이브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세은은 노래와 퍼포먼스는 가수가 당연히 잘해야 하는 일이라고 못 박았어요.
목표도 그대로입니다. OKay 때 헌터는 음악방송 1위를 첫 목표로 꼽았어요. 다섯 달 뒤 현우가 같은 말을 다시 꺼냈습니다. 아직 음악방송 1위를 해 본 적이 없으니 이번에도 1위를 노린다고요. 이번 달엔 선배 에이티즈와 컴백 시기가 겹치는데, 같은 소속사 선배와 활동을 함께하는 건 처음입니다.
소리는 군무에서 기타로, 펜은 셋에서 리더 한 사람의 손으로 옮겨 갔고, 1위라는 목표는 그대로 남았습니다.
이렇게 들으면 더 재미있다
- OKay를 먼저 한 번 틀어 두세요. 곡 후반 '오케이'를 되풀이하며 몰아치는 구간을 귀에 담고 DIENAMITE로 넘어오면, 같은 팀이 힘을 내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바로 들립니다.
- DIENAMITE 뮤직비디오는 기타 솔로 대목을 기다려 보세요. 이성우가 등장하는 자리이자, 멤버 손으로 만든 곡이 어디서 정점을 찍는지 보여 주는 대목이에요.
- 무대 영상으로 볼 땐 한 멤버가 옆 사람의 마이크를 잡아 주는 동작을 찾아보세요. 군무로 꽉 채우던 OKay에는 없던, 밴드 무대에서 빌려 온 그림입니다.
OKay가 새 시리즈의 문을 열며 열 명이 무엇이든 해낸다고 외친 곡이었다면, DIENAMITE는 그 열 명 가운데 하나가 직접 만든 곡으로 다음 장을 넘깁니다. 소리는 거칠어졌고 만든 손은 안쪽으로 들어왔어요. 그래도 열 명과 라이브, 아직 못 딴 1위는 그대로입니다. 두 곡을 순서대로 들으면 이 팀이 다섯 달 동안 어디까지 걸어왔는지 귀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