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데이 프로젝트 CRASH, 여드레 동안 뮤직비디오 세 편을 풀고 마지막에 꺼낸 타이틀곡
ALLDAY PROJECT - ‘CRASH’ M/V · THEBLACKLABEL
9월 21일 저녁, 더블랙레이블 채널에 어두운 힙합 뮤직비디오 한 편이 올라왔다. 사흘 뒤 또 한 편이 올라왔고, 그 나흘 뒤인 28일 저녁 6시에 세 번째가 나왔다. 여드레 사이에 뮤직비디오 세 편. 마지막에 나온 곡이 올데이 프로젝트 두 번째 EP의 타이틀곡 CRASH다. 앞의 두 편을 보고 온 사람이라면 첫 소절에서 조금 놀랄 수도 있다. 분위기가 꽤 다르기 때문이다.
아홉 달 만의 앨범은 한 주에 걸쳐 조금씩 문을 열었다
올데이 프로젝트는 더블랙레이블이 처음 내놓은 혼성 그룹이다. 애니, 타잔, 베일리, 우찬, 영서 다섯 명이고, 지난해 6월 23일 싱글 FAMOUS로 데뷔했다. 데뷔 열흘 만에 음악방송 첫 1위를 했으니 출발부터 시끄러웠던 팀이다.
지난해 12월 8일에는 첫 EP ALLDAY PROJECT를 냈다. 타이틀곡은 LOOK AT ME였고, 앞서 ONE MORE TIME을 먼저 풀었다. 이번 CRASH는 그로부터 아홉 달 만에 나온 두 번째 EP로, 다섯 곡이 들어 있다.
눈에 띄는 건 공개 방식이다. 앨범 발매 일주일 전부터 수록곡 뮤직비디오를 하나씩 먼저 걸었다. 21일에 TALK, 24일에 DO IT LIKE THIS, 그리고 28일 앨범과 함께 CRASH. 발매 당일 아침엔 명동에서 팝업스토어 문도 열었다. 한 곡으로 한 번에 밀어붙이기보다 한 주 내내 팀 이름이 돌게 만든 셈이다.
여드레 사이에 뮤직비디오 세 편, 마지막 한 편이 타이틀곡이었다.
먼저 나온 두 곡은 일부러 무겁게 깔아 둔 바닥이었다
TALK는 짙은 베이스 위에 날카로운 랩을 얹은 힙합곡이다. 이 팀을 두고 나오는 말들에 정면으로 대꾸하는 가사라, 후렴부터 말 그대로 말(talk)을 되받아친다. 뮤직비디오도 큰 세트에 어두운 조명을 써서 무게를 잡았다. 공개 아흐레째인 30일 자정 무렵 조회수는 1,200만 회를 넘겼다.
DO IT LIKE THIS는 한 걸음 더 덜어 낸 곡이다. 킥과 베이스라인만으로 흐름을 끌고 가는 미니멀한 베이스 힙합이고, 구간마다 보컬 톤을 바꿔 가며 빈자리를 채운다. 뮤직비디오 기준 2분 16초로 세 곡 가운데 가장 짧다.
두 곡을 연달아 들으면 이 앨범이 힙합 쪽으로 방향을 튼 것처럼 들린다. 그런데 타이틀곡은 그 예상을 살짝 비껴간다. 선공개곡 둘이 바닥을 단단히 깔아 두고, 그 위에서 CRASH가 몸을 움직이는 구조다.
CRASH는 낮게 도는 신스 위에서 춤을 먼저 세운다
CRASH의 중심은 중저음역에서 반복되는 신스 루프다. 같은 짧은 음형이 계속 돌면서 그루브를 만들고, 그 위에 귀에 걸리는 멜로디와 센 댄스 비트가 올라간다. 선공개곡들이 베이스와 랩으로 버텼다면 이 곡은 리듬과 멜로디로 판을 키운다.
가사가 말하는 태도도 그 소리와 닮았다. 정해 둔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부딪히면 부딪히는 대로 가겠다는 쪽이다. 제목 CRASH가 사고처럼 들리지만, 곡 안에서는 겁 없이 들이받는 쪽에 가깝다.
뮤직비디오는 3분 5초다. 무언가 부딪히고 터지는 장면이 쉬지 않고 이어지고, 그 사이사이 다섯 명이 여러 장소를 자유롭게 오간다. 비 내리는 곳에서 다섯이 한꺼번에 추는 군무도 나온다. 팀의 합을 보여 주려고 따로 공들인 장면이다. 공개 하루 남짓 지난 30일 자정 무렵 조회수는 845만 회였다.
선공개곡이 베이스와 랩으로 버텼다면, CRASH는 리듬과 멜로디로 판을 키운다.
데뷔 1년 3개월, 이 곡이 놓인 자리
FAMOUS로 시작한 이 팀은 처음부터 힙합과 퍼포먼스를 앞에 세웠다. 첫 EP에서는 일기장 같은 앨범이라는 말을 붙이며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엔 다시 거칠어졌다. 대신 거친 쪽과 춤추게 만드는 쪽을 한 앨범 안에 나란히 놓았다.
그래서 CRASH만 따로 들으면 이 앨범을 반쯤만 듣는 셈이 된다. 타이틀곡이 앨범 전체의 얼굴이긴 하지만, 이번엔 선공개곡 두 곡과 붙여서 들어야 팀이 무엇을 넓혔는지가 보인다. 힙합 기반의 센 곡부터 감정선이 살아 있는 곡까지 담았다는 게 이번 EP의 소개이기도 하다.
이렇게 들으면 더 재미있다
- 이 곡은 소리를 조금 키워서 들어 보자. 낮은 음역에서 도는 신스 반복이 이 곡의 뼈대라, 작은 스피커로는 그 굴곡이 뭉개진다.
- TALK, DO IT LIKE THIS, CRASH 순서로 이어 들으면 공개 순서 그대로 앨범이 열리는 과정을 따라갈 수 있다. 무거운 힙합 두 곡 다음에 CRASH가 왜 마지막이었는지 바로 느껴진다.
- 뮤직비디오는 비 오는 장면의 군무를 따로 챙겨 보자. 다섯 명이 동선을 맞추는 구간이라 이 팀이 퍼포먼스로 어떻게 합을 맞추는지 가장 잘 보인다.
- 앨범에는 UP ALL NIGHT, NO 한도 (NO LIMIT)도 들어 있다. 타이틀곡을 들은 뒤 이 두 곡까지 듣고 나면 다섯 곡짜리 EP 한 장이 온전히 손에 잡힌다.
한 주에 걸쳐 조금씩 문을 연 앨범이니, 듣는 쪽도 한 곡씩 순서대로 들어가 보면 좋다. 무거운 두 곡을 지나 CRASH에 닿았을 때 무엇이 풀리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