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업생산  전월 대비 +3.0% · 2011년 3월 이후 최대폭제조업 생산  +9.9% · 반도체 +19.2%, 자동차 +39.9%소매판매  +3.6% · 2023년 2월 이후 최대폭설비투자  +5.3% · 전년 동월 대비 +10.1%건설기성  +5.8% · 건설수주 전년 동월 대비 +49.8%경기 지표  동행지수 +0.5p · 선행지수 -0.1p

8월에 멈칫하던 자동차 라인이 다시 제 속도를 찾고, 추석 장바구니가 시장 골목을 채운 달이 9월이었습니다. 그 한 달이 숫자로 나왔습니다. 10월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내놓은 9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3.0% 늘었습니다. 2011년 3월 이후 1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에요. 생산·소비·투자가 한꺼번에 늘어난 것도 석 달 만입니다. 다만 크게 뛴 숫자일수록 옆에 무엇을 놓고 보느냐가 중요합니다. 숫자 하나하나에 비교 기준을 붙여 봤습니다.

15년 반 만의 3.0%, 8월의 -1.2%를 옆에 놓아야 크기가 보입니다

늦가을 해 질 녘 강가의 큰 공장 단지에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굴뚝에서 하얀 김이 오르는 수채화 일러스트

전산업생산 지수는 9월에 122.7을 찍었습니다. 한 달 전보다 3.0% 높아요. 이보다 크게 오른 달을 찾으려면 2011년 3월의 3.4%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올해 달마다 움직인 폭을 나란히 적어 보면 느낌이 조금 달라집니다. 6월 2.6% 늘었고, 7월은 0.1%로 제자리였고, 8월에는 1.2% 줄었어요. 9월의 3.0%는 이 1.2%를 먼저 메우고 그 위에 1.8%쯤을 더 쌓은 숫자입니다.

그래서 분기로 묶은 숫자가 더 차분합니다. 7~9월 석 달을 합친 3분기 전산업생산은 2분기보다 1.9% 늘었어요. 한 달 3.0%의 화려함보다는 작지만, 두 분기 연속으로 몸집이 커지고 있다는 건 이쪽이 더 정확하게 말해 줍니다.

9월의 3.0%는 8월에 빠진 1.2%를 메우고 그 위에 더 쌓은 숫자입니다. 석 달을 묶으면 1.9%예요.

자동차 39.9%는 기록이라기보다 제자리로 돌아온 값에 가깝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칸은 자동차입니다. 한 달 사이 생산이 39.9% 늘었어요. 하지만 8월에 25.2% 줄었던 걸 떠올리면 계산이 바로 섭니다. 여름휴가와 파업이 겹쳐 라인이 덜 돌았던 달 다음이니, 정상 가동만 해도 숫자는 크게 튑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이 점이 더 분명해요. 9월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9월보다 0.2% 적습니다. 한 달 새 40% 가까이 뛰었는데 1년 전보다는 오히려 살짝 모자란 거죠. 새로 늘어난 몫은 거의 없고, 빠졌던 자리를 채운 몫이 대부분입니다.

반도체는 사정이 다릅니다. 19.2% 늘었는데, 올해 2월 28.2% 이후 가장 큰 폭이에요. D램과 플래시메모리 같은 메모리 쪽이 끌어올렸습니다. 8월에 크게 빠졌다가 돌아온 게 아니라 원래 오르던 흐름 위에서 한 번 더 뛴 것이라, 제조업 9.9%에서 무게가 실린 쪽은 오히려 이쪽입니다.

제조업 생산 9.9%는 17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고, 광업 등을 더한 광공업 생산은 9.0% 늘었습니다. 서비스업은 0.5%로 조용했어요. 도소매업이 3.5%, 운수·창고업이 3.6% 늘었지만 협회·수리·개인서비스업이 7.2% 줄면서 상당 부분을 깎아 먹었습니다.

자동차는 한 달 새 39.9% 뛰었지만 1년 전보다는 0.2% 적습니다. 반도체 19.2%가 진짜로 새로 늘어난 몫이에요.

가게 매출은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는데, 분기로는 아직 마이너스입니다

명절을 앞둔 가을 오후 재래시장 골목에 과일 상자와 장바구니가 가득 놓이고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수채화 일러스트

소매판매는 3.6% 늘었습니다. 2023년 2월 5.1% 이후 가장 큰 폭이에요. 승용차 같은 내구재가 4.4%, 음식료품 같은 비내구재가 4.2%, 옷 같은 준내구재가 0.6% 늘어 세 갈래가 모두 플러스였습니다.

품목을 하나씩 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승용차 판매는 8월에 13.3% 줄었다가 9월에 18.3% 늘었어요. 생산이 돌아오니 출고도 돌아온 겁니다. 음식료품은 6.6% 늘었는데, 추석을 앞둔 장보기와 큰 할인행사가 같은 달에 몰렸습니다.

그래도 축포를 터뜨리기엔 이릅니다. 7월 2.5%, 8월 1.8%로 두 달 연속 줄었던 걸 9월 한 달이 되돌린 모양새거든요. 그래서 3분기 전체로 묶으면 소매판매는 2분기보다 1.0% 줄었습니다. 두 분기 연속 감소예요. 공장 쪽 분기 숫자가 1.9% 플러스인 것과 나란히 놓으면, 만드는 쪽과 사는 쪽의 온도 차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게 보입니다.

9월 소매판매 3.6%는 7~8월에 줄어든 4.3%를 한 번에 되돌린 숫자에 가깝습니다. 분기로는 -1.0%예요.

다 오른 달에 혼자 내려간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투자 쪽은 소비보다 단단합니다. 설비투자는 5.3% 늘었어요. 기계류가 4.7%, 운송장비가 7.4% 늘었습니다. 1년 전 9월과 비교하면 10.1% 많고, 3분기 전체로도 2분기보다 6.3% 늘었습니다. 한 달 반짝이 아니라 분기 내내 오른 셈이에요.

건설도 오랜만에 숨을 쉬었습니다. 실제로 지은 양을 뜻하는 건설기성은 5.8% 늘었고, 건축 5.1%, 토목 7.4%로 두 쪽이 다 올랐어요. 앞으로 지을 일감인 건설수주는 1년 전보다 49.8%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 오른 달에 혼자 내려간 지표가 있습니다. 몇 달 뒤 경기를 미리 보여 준다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예요. 104.1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지금 경기를 보여 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102.2로 0.5포인트 오른 것과 반대 방향이죠. 9월의 큰 숫자가 다음 달에도 이어질지는 이 0.1포인트가 조용히 물음표를 달아 두고 있습니다.

현재를 보여 주는 동행지수는 0.5포인트 올랐고, 앞날을 보여 주는 선행지수는 0.1포인트 내려갔습니다.

핵심만 다시 보기

  • 9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3.0% 늘어 2011년 3월 이후 가장 크게 올랐고, 3분기 전체로는 1.9% 늘었다.
  • 자동차 39.9%는 8월 -25.2%를 되돌린 몫이 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0.2% 적다.
  • 반도체 19.2%는 올해 2월 이후 최대폭으로, 제조업 9.9%의 무게중심이다.
  • 소매판매는 9월에 3.6% 늘었지만 3분기로 묶으면 -1.0%, 두 분기 연속 감소다.
  • 설비투자는 분기 내내 늘었고, 앞날을 보여 주는 선행지수만 0.1포인트 내려갔다.

한 달 숫자가 크게 뛰면 그 앞달을 같이 보면 됩니다. 9월은 8월의 빈자리를 메우고도 조금 더 올라간 달이었어요. 10월 숫자는 11월 말에 나옵니다. 그때 자동차가 제자리를 지키는지, 소매판매가 분기 마이너스를 벗어날 발판을 만드는지가 다음에 볼 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