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ing Star Creates Brand New Planet · NASA Goddard

영상  NASA 고다드 · 2분 36초 · 10월 5일 공개별  백색왜성 HS 0209+0832 · 고래자리 · 약 270광년단서  1999년 허블 스펙트럼 속 정체불명 신호 약 100개 → 니오브행성 후보  목성만 한 가스 행성 · 별에서 약 600만 km논문  네이처 천문학 · 2026년 10월 5일

별이 죽으면 그 별을 돌던 행성들도 함께 끝나는 걸까. NASA 고다드가 10월 5일에 올린 2분 36초짜리 영상은 이 질문으로 시작한다. 영상이 내놓는 답은 '꼭 그렇지는 않다'다. 고래자리 쪽 270광년 거리에 있는 백색왜성 하나에서, 별이 죽은 뒤 새로 생긴 행성의 흔적이 나왔다. 단서는 26년 동안 아무도 읽지 못한 스펙트럼 속에 숨어 있었다. 영상은 빠르게 지나가고, 보고 나면 물어보고 싶은 게 여럿 남는다.

26년 묵은 허블 자료에서 무엇을 다시 찾았나요

허블은 1999년에 이 백색왜성을 자외선으로 찍었다. 별빛을 무지개처럼 펼친 스펙트럼에는 원소마다 고유한 자리에 검은 줄이 생긴다. 탄소, 알루미늄, 규소, 칼슘, 타이타늄, 니켈, 아연까지는 줄을 맞춰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100개쯤 되는 줄은 어느 원소와도 맞지 않았다. 그 상태로 자료는 보관함에 들어갔다.

이걸 다시 꺼낸 사람은 영국 워릭대학 박사과정의 제이미 윌리엄스다. 그사이 원자들이 어느 파장에서 빛을 먹는지 정리한 표가 훨씬 촘촘해졌다. 새 표를 대 보니 남아 있던 줄 상당수가 한 원소로 맞아떨어졌다. 니오브였다.

26년이 걸린 이유는 망원경이 아니라 대조표에 있었다. 찍을 때부터 신호는 거기 있었고, 그걸 읽어 낼 사전이 없었을 뿐이다. 영상이 '수십 년 된 자료를 파헤쳤다'고 짧게 말하는 대목이 이 이야기다.

신호는 1999년부터 거기 있었다. 읽어 낼 대조표가 26년 뒤에야 갖춰졌다.

니오브가 왜 별이 죽었다는 증거가 되나요

니오브는 철보다 무거운 금속이다. 지구에서는 장신구, 의료 영상 장비, 초전도 자석에 들어간다. 이런 무거운 원소는 별 한가운데의 핵융합으로는 못 만든다. 별의 핵융합은 철에서 멈추기 때문이다.

철 너머의 원소는 중성자를 하나씩 천천히 붙여 가며 만든다. 이 과정은 별이 수명을 거의 다 써서 붉게 부풀어 오른 마지막 시기에, 수천 년에 걸쳐 일어난다. 그리고 그 별은 바깥 껍질을 우주로 날려 보내며 생을 마친다. 남은 알맹이가 백색왜성이다.

그러니 니오브는 별이 마지막에 무엇을 했는지 알려 주는 표지다. 이 별 둘레에 니오브가 잔뜩 있다는 건, 죽어 가던 별 속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밖으로 나왔다가 어떤 경로로 다시 이 별 위에 내려앉았다는 뜻이 된다.

별의 핵융합은 철에서 멈춘다. 니오브는 별이 죽기 직전에만 만들어진다.

다른 백색왜성에서도 이런 게 나오지 않나요

나오지 않는다. 백색왜성 표면은 원래 거의 수소와 헬륨뿐이다. 무거운 원소는 금세 안쪽으로 가라앉아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표면에 다른 원소가 보이면 바깥에서 최근에 떨어진 것으로 본다. 백색왜성의 4분의 1에서 절반쯤이 이렇게 '오염'돼 있는데, 대개는 규소나 철처럼 바위를 이루는 원소다. 부서진 소행성이나 행성 조각이 떨어진 흔적이다.

이 별은 반대였다. 규소는 아주 조금, 철은 거의 없었다. 니켈이 철보다 두 배 넘게 많았는데, 태양이나 지구나 오래된 운석에서는 늘 철이 압도적으로 많다. 니오브는 태양보다 천 배 넘게 진했다.

연구팀은 표면이 오염된 다른 백색왜성 33개도 같은 방법으로 들여다봤다. 니오브가 나온 별은 하나도 없었다. 바위가 떨어진 흔적이 아니라 전혀 다른 재료가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보통은 바위 원소가 떨어진다. 이 별에는 바위가 아니라 니오브와 니켈이 떨어지고 있다.

행성은 직접 보인 건가요

아니다. 영상에 나오는 행성은 그림이다. 실제로 잡힌 건 별빛의 깜박임이다. 외계행성 탐색 위성 테스(TESS)가 이 별을 넉 달 동안 지켜봤더니, 밝기가 약 4.4일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오르내렸다.

이 주기를 행성으로 풀면 별에서 600만 km쯤 떨어진 궤도가 나온다. 태양과 수성 사이의 10분의 1 거리다. 크기는 목성 정도인 가스 행성으로 본다. 은퇴한 자외선 위성 퓨즈(FUSE)가 예전에 찍어 둔 자료에서도 니오브 신호가 똑같이 강하게 나와, 허블이 잘못 본 게 아니라는 것도 확인했다.

그래서 지금 이름은 '행성 후보'다. 윌리엄스도 행성이 가장 그럴듯한 설명이지만, 행성이 아니라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한다. 영상 끝에서 확인하려면 관측이 더 필요하다고 굳이 짚는 것도 그래서다.

잡힌 건 4.4일마다 반복되는 밝기 변화다. 행성은 아직 후보다.

죽어 가는 별 옆에서 어떻게 행성이 생기나요

그림은 이렇다. 별이 마지막 시기에 바깥 껍질을 바람처럼 내보낼 때, 그 바람에는 탄소와 니오브 같은 무거운 원소가 잔뜩 섞여 있다. 그 물질 일부가 별 둘레에 납작한 원반으로 모였고, 그 안에서 가스 행성 하나가 자랐다. 나머지는 오래전에 흩어졌다. 처음부터 별과 함께 태어난 행성이 아니라, 별이 버린 재료로 새로 지은 행성이다. 그래서 2세대 행성이라고 부른다.

그다음은 거꾸로 흐른다. 막 식기 시작한 백색왜성은 아주 뜨겁고, 그 곁에 바짝 붙은 행성은 센 빛을 그대로 받는다. 대기가 깎여 나가 혜성 꼬리처럼 흐르고, 그 일부가 다시 별 위로 떨어진다. 허블이 니오브를 볼 수 있었던 건 그 덕분이다.

이 시나리오로 계산하면 니오브, 니켈, 구리, 아연은 늘고 산소, 규소, 칼슘, 철은 거의 그대로여야 한다. 허블이 본 조합과 같은 방향이다. 2세대 행성은 15년도 더 전에 이론으로만 나온 생각이었는데, 실제 증거가 잡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별이 버린 재료로 지은 행성이, 이제 자기 대기를 다시 별에게 돌려주고 있다.

이 행성은 살아남을까요, 태양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까요

윌리엄스는 행성이 있다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금은 대기를 잃고 있지만 백색왜성은 시간이 갈수록 식는다. 충분히 식고 나면 온도가 오래 안정되고, 그때 이 행성은 수백만 년 동안 생명가능지대 안에 머물 수 있다. 별의 무덤 곁이 오히려 오래 따뜻한 자리가 되는 셈이다.

태양도 언젠가 백색왜성이 된다. 그러니 태양계에도 2세대 행성이 생길 수 있느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연구팀의 답은 가능성은 분명히 있지만 아직 말할 만큼 아는 게 없다는 것이다. 이런 행성이 얼마나 흔한지, 어떻게 자라는지 모두 모른다.

영상은 별의 죽음이 마지막 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로 끝난다. 과장처럼 들리지만 근거가 된 건 1999년에 찍어 둔 줄 몇 개와 넉 달 치 깜박임이다. 윌리엄스는 앞으로 몇 년 동안 허블로 이 질문을 더 파고들 계획이다.

백색왜성이 식고 나면 이 행성은 수백만 년 동안 생명가능지대에 머물 수 있다.

영상에서 볼 만한 곳

  • 첫 5초의 질문 — 별의 죽음이 행성계의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로 영상 전체의 방향을 정한다
  • 0분 26초 무렵 1999년 허블 관측과 정체불명 신호 100개 이야기 — 이 글 첫 질문의 출발점
  • 0분 45초쯤 내레이션이 '니오브' 한 단어만 말하고 숨을 고르는 순간 — 26년 묵은 수수께끼가 풀리는 지점
  • 1분 35초 전후 행성 대기가 혜성 꼬리처럼 흘러 별로 떨어진다는 대목 — 허블이 니오브를 볼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 다 들어 있다

2분 36초 동안 영상이 보여 주는 건 밤하늘과 그림으로 그린 별과 행성이 대부분이다. 그 뒤에 있는 건 26년 전에 찍어 두고 못 읽은 검은 줄 100개와, 4.4일마다 반복되는 아주 작은 깜박임이다. 이 여섯 질문을 들고 영상을 다시 보면, 마지막 문장이 왜 '그럴 수도 있다'로 끝나는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