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kFlip(킥플립) "미완성(Puzzle Piece)" M/V · JYP Entertainment

아티스트  킥플립 (KickFlip)곡  미완성 (Puzzle Piece)앨범  미니 5집 KICK OFF THE WALL Pt. 1공개  2026-10-06

알람이 울렸는데 어제 붙잡고 있던 문제가 그대로 책상 위에 있다. 밤새 지우고 다시 쓴 답안지는 아직도 빈칸투성이다. 킥플립의 미완성(Puzzle Piece)은 딱 그 아침에서 시작한다. 9월 28일 뮤직비디오가 먼저 나왔고, 10월 6일 저녁 6시에 미니 5집 KICK OFF THE WALL Pt. 1 이 나오면서 Kick Off The Wall 과 나란히 더블 타이틀이 됐다. 리더 계훈이 작사와 작곡에 이름을 올린 곡이고, 뮤직비디오는 공개 열흘 만에 1,400만 회를 넘겼다. 소리는 잠시 접어 두고 가사만 따라가 본다.

말하는 사람은 아침이 왔는데도 어디로 갈지 모른다

첫 줄부터 말을 더듬는다. 잠깐만, 모르겠어. 노래를 여는 사람이 자기 상태를 설명하지 못한 채 머뭇거린다. 다음 줄에서 겨우 시간이 정해진다. 아침이 됐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모른다고 영어로 덧붙인다.

이 화자는 놀고 있던 사람이 아니다. 정답을 찾아보려고 꽤 애를 썼다. 그런데 이게 맞나 싶어서 한 발 더 갈수록 더 꼬인다고 한다. 노력이 모자라서 길을 잃은 게 아니라, 열심히 할수록 더 헷갈리는 쪽이다. 스무 살 언저리라면 한 번쯤 지나가는 시간이다.

프리코러스는 그 혼란을 소리로 만든다. 엉망진창, 어질어질. 두 단어 모두 같은 소리를 두 번씩 굴리는 말이라 입에서 굴러가는 느낌이 그대로 어지럽다. 하루 종일 이상하다는 말이 이어지고, 밤새 답을 고쳐 써도 결국 미완성이라는 고백으로 끝난다. 아침에서 시작한 하루가 밤을 지나 다시 아침으로 돌아오는데, 답은 여전히 덜 끝나 있다.

열심히 할수록 더 꼬이는 사람의 아침에서 노래가 시작한다.

1절은 답을 찾고, 2절은 찾기를 그만둔다

1절과 2절은 같은 사람이 하는 말인데 몸의 자세가 다르다. 1절의 화자는 서서 헤맨다. 정답을 찾아보고, 맞는지 묻고, 가면 갈수록 꼬인다. 계속 움직이는 사람의 말이다.

2절에서는 아예 엎드려 있다. 계획 없이, 그래도 편하게. 흩어진 퍼즐 조각들 위에 그대로 몸을 눕히고 멍하니 있는다. 그러다 그 멍한 상태를 또 다른 평화라고 부른다. 영어로 조각을 뜻하는 piece 와 평화를 뜻하는 peace 가 소리만 같고 뜻이 갈리는데, 가사는 그 말장난으로 태도가 바뀐 순간을 표시한다.

그다음에 이 곡에서 가장 단단한 한 줄이 나온다. 미완성이 내겐 미의 완성. 한자 미(未)와 미(美)를 겹쳐 놓은 말이다. 반듯한 네모는 재미가 없다는 투정도 그 옆에 있다. 1절에서 미완성은 실패를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2절에서는 같은 단어가 자랑이 된다. 단어는 그대로 두고 뜻만 뒤집었다.

2절의 두 번째 프리코러스도 조금 바뀐다. 1절에서는 밤새 고친 답이 미완성이었는데, 여기서는 바보 같고 아름다운 것들이 늘 미완성이라고 한다. 미완성의 자리에 놓인 것이 내 답안지에서 아름다운 것들 전체로 넓어졌다.

퍼즐 조각, 서툰 선, 흐려진 경계가 계속 돌아온다

후렴은 조각에서 시작한다. 어설프고 어질러진 우리들의 퍼즐 조각. 맞춰지지 않은 조각을 숨기지 않고 우리 것이라고 부른다. 바로 뒤에 원래 난 이렇다, 불완전하다는 말이 따라온다. 변명하지 않고 그냥 인정한다.

다음 줄에서 조각은 선으로 바뀐다. 서투른 선을 이어서 그려 가는 걸작. 완성된 그림을 먼저 정해 두고 거기에 맞추는 게 아니라, 삐뚤빼뚤한 선을 하나씩 잇다 보니 그림이 된다는 순서다. 퍼즐도 그림도 결국 조각과 선이 모여서 생기는 것들이라, 이 곡의 이미지는 전부 부분에서 전체로 가는 쪽을 향한다.

그 사이사이에 같은 문장이 박혀 있다. 뭘 해도 우린 아름다울 거니까. 후렴 끝, 포스트코러스 끝, 아웃트로 끝까지 노래 한 곡 안에서 다섯 번 돌아온다. 영어로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라는 말도 후렴 뒤마다 두 번씩 붙는다. 앞의 가사가 아무리 헤매도 이 말이 매번 같은 자리에서 받아 준다.

아웃트로에서는 마지막 이미지가 하나 더 나온다. 선을 흐리게 지우고, 길을 잃어버리자는 영어 질문이다. 1절의 화자는 길을 몰라서 불안했는데, 끝에 가서는 길을 잃어 보자고 먼저 제안한다. 똑같은 길 잃기가 처음엔 겁이었고 마지막엔 놀이가 됐다. 반듯한 선을 그으려 애쓰던 사람이 이제는 선 자체를 흐리자고 한다.

처음엔 길을 몰라 불안했던 사람이, 마지막엔 같이 길을 잃어 보자고 말한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덜 맞춰진 채로도 이미 그림이라는 말

미완성은 사연이 복잡한 곡이 아니다. 하루가 한 번 돌고, 같은 사람이 서 있다가 엎드리고, 같은 단어가 뜻을 바꾼다. 그게 전부인데 그 짧은 거리 안에 태도가 통째로 바뀐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다. 아직 다 맞추지 못한 조각들이라도, 지금 모여 있는 모양이 이미 우리 그림이라는 것. 정답을 내놓으라는 얘기가 아니라, 답을 고치느라 지친 사람에게 그 덜 끝난 상태로도 괜찮다고 말해 주는 노래다.

앨범 이름도 같은 결이다. KICK OFF THE WALL 은 스케이트보드를 한 바퀴 돌려 앞으로 치고 나가는 동작처럼, 하던 방식에 묶이지 않고 새로 뛰어 보겠다는 뜻으로 지었다. 미완성은 그 앨범에서 아직 보드를 돌리기 전, 제자리에서 헤매는 시간을 맡았다.

덜 맞춰진 조각들이 지금 모여 있는 모양, 그게 이미 우리 그림이다.

이렇게 들으면 더 재미있다

  • 프리코러스의 엉망진창 어질어질을 귀로 따라가 보자. 같은 소리를 두 번씩 굴리는 말이 몽환적인 반주 위에서 정말 어지럽게 들린다.
  • 2절에서 흩어진 piece 와 또 다른 peace 가 이어지는 대목을 기다려 보자. 소리는 같은데 뜻이 조각에서 평화로 넘어간다.
  • 후렴 끝의 뭘 해도 우린 아름다울 거니까가 몇 번 돌아오는지 세어 보자. 곡이 아무리 흔들려도 이 말이 매번 같은 자리에서 받쳐 준다.
  • 아웃트로의 영어 질문 두 줄을 1절 첫머리와 나란히 놓고 들어 보자. 길을 몰라 불안하던 목소리가 길을 잃어 보자는 목소리로 바뀌어 있다.

미니 5집에는 미완성 말고도 일곱 곡이 더 있다. 두 번째 타이틀 Kick Off The Wall 은 래퍼 이안 디올이 피처링으로 함께했고, 0 (Young), 휘청 (Rockin'), Hate blueberry, Drop In, 우리 같이 청춘을 낭비해가 이어진다. 멤버들이 전곡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앨범이다. 휘청이나 청춘을 낭비하자는 제목만 봐도 미완성이 꺼낸 생각이 앨범 곳곳으로 번져 있다. 미완성을 먼저 듣고 나머지를 돌려 보면, 덜 끝난 상태를 숨기지 않겠다는 말이 앨범 전체의 첫 문장처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