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교육] 한국의 세시풍속과 명절 - 추석 · 국립민속박물관

영상  4편길이  1분 48초 ~ 28분 58초만든 곳  국립민속박물관 · 국립무형유산원올 추석  9월 25일 금요일다 보면  43분

올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다. 세 주가 채 안 남았다. 이맘때가 되면 송편이며 차례며 성묘며 하는 말이 오가는데, 정작 그게 왜 그 모양인지는 모른 채 지나가기 쉽다. 그래서 기관이 자기 이름을 걸고 만들어 올려 둔 추석 영상만 골라 네 편을 모았다. 기준은 그 하나다. 박물관과 유산 기관이 직접 만든 것. 짧은 건 1분 48초, 긴 건 28분 58초짜리 흑백 필름이다.

10분이면 추석의 뼈대가 잡힌다

맨 위에 건 영상이 그 뼈대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청소년 학습용으로 만든 「한국의 세시풍속과 명절 - 추석」, 10분 3초짜리다. 상설전시관을 배경으로 선생님과 학생이 주고받는 형식인데, 말로만 설명하지 않고 전시된 유물을 하나씩 짚어 가며 간다. 시루, 떡메, 떡살이 차례로 화면에 잡힌다.

추석이 어디서 왔는지가 3분도 안 돼 나온다. 신라 유리왕 때 여자들이 편을 갈라 한 달 동안 베를 짜고 8월 14일에 승패를 가렸다는 이야기다. 진 편이 이긴 편에 술과 음식을 내고 함께 춤추고 노래한 것을 가배라 했고, 그게 추석의 뿌리가 됐다. 한가위의 '한'은 크다는 뜻이고 '가위'는 가배가 변한 말로 가운데를 뜻한다. 8월 한가운데의 큰 날, 그래서 한가위다.

명절 차례와 기일 제사가 어떻게 다른지도 여기서 정리된다. 명절에 지내는 차례에는 밥과 국을 올리지 않고 그 계절 음식을 올린다. 설에는 흰떡국이고, 추석에는 햅쌀로 지은 밥과 송편이다. 일찍 벤 벼를 한 줌 묶어 방문이나 안방 기둥에 걸어 두는 올게심니 풍습도 나온다. 한 해 농사에 감사하고 다음 해 풍년을 비는 표시다.

명절 차례상에 밥과 국이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계절에 난 것을 올리는 자리라서다.

명절이 유산이 된 뒤 세 번째 맞는 추석이다

[세시행사]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될 우리 민족의 명절, 추석! · 국립민속박물관

두 번째 영상은 제목부터 눈에 걸린다.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될 우리 민족의 명절, 추석!」. 지정된도 아니고 지정될이다. 미래형인 채로 올라와 그대로 남았다. 이 2분 14초짜리가 공개된 건 2023년 9월이고, 실제 지정은 그해 12월 18일이었다. 영상이 제목에 그 몇 달의 틈을 박제해 둔 셈이다.

그때 한꺼번에 지정된 명절은 다섯이다. 설과 대보름, 한식, 단오, 추석, 동지. 무형유산이라 하면 보통 특별한 기예를 지닌 사람을 떠올리는데, 이 다섯은 그런 종목이 아니다. 가족과 지역 공동체가 생활 관습으로 누리고 이어 온 것을 통째로 유산으로 본 결과다. 지정 사유에 강강술래부터 송편까지 추석이 품은 세시풍속이 나란히 적혔다.

영상 자체는 그해 추석한마당 안내라 행사는 이미 지났다. 그래도 2분이면 끝나고, 명절이 왜 유산이 됐는지가 그 안에 다 들어 있다. 지정 이후로 추석은 2024년, 2025년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성묘를 언제 가느냐는 지역마다 달랐다

[세시강좌] 추석에 성묘를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국립민속박물관

세 번째는 1분 48초로 제일 짧다. 성묘라는 말부터 바로잡고 시작한다. 정식 제사가 아니라 산소를 살펴본다는 뜻이라는 것. 여기까지는 대개 아는 대로다.

그다음이 낯설다. 조선시대부터 충청도 쪽에서는 추석에 산소에서 제사를 지냈고 산신제까지 지냈다. 반면 경상도에는 그런 제사 없이 성묘만 하거나, 아예 추석 성묘를 하지 않는 지역이 많았다. 집안 규칙이라 여기던 것이 실은 지역 관습인 경우가 흔하다는 얘기다. 명절마다 어느 집 방식이 맞느냐로 말이 길어질 때, 이 1분 48초가 답을 대신해 준다.

충청도는 추석에 산소에서 제사를 지내고 산신제까지 지냈다. 경상도는 성묘를 하지 않는 곳이 많았다.

60년 전 문교부는 강강술래를 필름으로 남겼다

강강술래 1966년 · 국립무형유산원

마지막 한 편은 결이 아주 다르다. 국립무형유산원이 올려 둔 「강강술래 1966년」, 흑백에 28분 58초다. 설명하는 영상이 아니라 기록한 영상이다.

첫 자막이 목적을 그대로 밝힌다. 1966년 2월 15일 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하고, 민족 전래의 유희인 강강술래를 기록해 후세에 남기고자 한다는 문장이다. 제작은 문교부, 기술은 서라벌예술대학. 자막에 적힌 그 날짜는 지금 국가유산포털에 올라 있는 지정일과 정확히 같다.

화면은 예상과 조금 다르다. 강강술래 하면 보름달 뜬 밤이 떠오르는데, 이 필름은 대낮에 찍혔다. 흰 치마저고리를 입은 여자들이 맨발로 마당을 돌고, 원이 늘었다 줄었다 하며 한참을 이어진다. 20분을 넘기면 발만 따로 클로즈업하고 발동작을 A·B·C로 나눈 도해를 붙인다. 춤을 남기는 게 아니라 다시 출 수 있게 남기려 했다는 뜻이다.

뒤쪽에는 학교 운동장이 나온다. 원피스 차림의 아이들이 손을 잡고 같은 원을 돈다. 어른들의 원과 아이들의 원을 한 필름 안에 나란히 붙여 놓은 편집이 이 기록영화의 속내를 보여 준다.

강강술래는 전남 진도 쪽에서 이어져 왔고,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올랐다. 손을 잡고 도는 기본 원 안에 남생이놀이, 청어엮기, 덕석말기, 대문놀이 같은 놀이가 차례로 끼어든다. 원이 그대로 놀이판이 되는 구조다.

짧은 것부터 보면 순서가 맞아떨어진다

네 편을 합치면 43분이다. 한자리에서 다 볼 이유는 없다. 2분짜리로 명절이 유산이 된 사정을 먼저 알고, 1분 48초짜리로 성묘 이야기를 정리한 다음, 10분짜리로 추석의 뼈대를 잡고, 마지막에 29분짜리 필름을 트는 순서가 편하다. 앞의 세 편이 설명을 끝내 놔야 마지막 필름이 기록으로 보인다.

추석 당일에 볼 것도 아니고 미리 챙겨 볼 것도 아니다. 연휴에 시간이 뜨는 밤이 하루쯤은 있다. 그때 29분짜리를 틀어 두면 60년 전 마당의 발소리가 방 안을 채운다.

영상에서 볼 만한 곳

  • 세시풍속 영상 2분 52초 — 신라 유리왕 때 길쌈 내기에서 추석이 나왔다는 대목. 한가위라는 말의 뜻도 여기서 풀린다.
  • 같은 영상 4분 44초 — 명절 차례와 기일 제사가 어떻게 다른지. 밥과 국을 안 올리는 이유가 나온다.
  • 같은 영상 7분 19초 — 강강술래 노랫소리가 전시실에 깔리는 지점. 추수 앞둔 농경 세시놀이라는 설명이 붙는다.
  • 성묘 영상 32초부터 1분 5초까지 — 충청도와 경상도의 성묘 관습이 갈리는 대목. 1분 48초짜리에서 제일 값진 30초다.
  • 1966년 필름 21분 언저리 — 발동작을 A·B·C로 나눈 도해와 맨발 클로즈업. 23분쯤부터는 아이들이 같은 원을 돈다.

명절을 유산이라 부르기 시작한 지 이제 세 해째다. 올해 송편을 빚다가 문득 이게 무슨 자리인지 궁금해지면, 43분이 답을 들고 있다.